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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무/ㅅ

[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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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는 가느다란 가지를 총총이 만들고 가지마다 잎을 만들어 달고 꽃을 피운다.

싸리의 잎은 세장씩 모여 달리는데 잎새의 끝이 오목하게 들어가 있고 그 자리에 짧은 침이 생겨 귀여움을 더한다.

또한 진분홍색의 꽃은 작지만 나비 모양의 아름다운 꽃잎을 갖고 있다.

 

 

 

 

 

 

 

 

 

 

싸리 회초리에 얽힌 암행어사 박문수의 일화가 전해져오고 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박문수가 어사의 임무를 띠고 경상도 어느 지방을 돌아다닐 때였다. 어느 날, 첩첩 산중에서 목적지에 다다르지 못하고 밤을 맞게 되었는데 칠흑 같은 밤에 걱정을 하며 가다가 외진 산속에 있는 집 한 채를 발견하였다. 반가운 마음에 문을 두드리니 안 주인이 남편은 출타중이고 방도 한 칸 뿐이니 외간 남정네를 재워 줄 수 없다고 거절하였다. 그러나 박문수는 이대로 가면 자신은 죽을지도 모른다고 애원하여 집안에 들었고 저녁밥을 먹고 잠을 청하게 되었다. 방이 한 칸인지라 치마로 방을 나누고 각각 누웠는데 박 어사는 그만 그 아낙의 아름다운 자태에 반하여 엉큼한 마음을 품고 껴안으려 하였다. 그때 여인은 남녀가 유별하여 할 수 없는 일을 워낙 사정이 딱하여 봐 주었는데 선비의 도리로 그럴 수 있느냐고 추상같이 호통을 치며 회초리를 만들어 오라 하였다. 그 위엄에 놀라 자신이 만들어 온 싸리 회초리에 박문수는 피가 나도록 맞았고, 그 여인은 그 상처에 맺힌 피를 명주로 감아 주면서 부모에게 받은 피를 한 방울이라도 소홀히 버려서는 안 되니 이 피 묻은 명주를 가지고 다니다가 혹 다시 나쁜 마음이 생기면 교훈으로 삼으라고 건네주었다.

 

그러한 일이 있은 후, 세월이 흘러 박 어사는 다시 낯선 집에서 하룻밤 재워 줄 것을 청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집 안주인이 박 어사를 잘 대접하고 나더니 밤이 되자 속옷 차림으로 방으로 찾아들었다. 박문수는 몇 달 전 회초리로 맞은 생각이 나서 벌떡 일어나 여인에게 호령하며 행실을 바로 하라고 꾸중하고 회초리를 꺾어 오라고 하였다. 그때 난데없이 다락문이 열리고 무섭게 생긴 남자가 도끼를 들고 나와 박 어사 잎에 무릎을 꿇고 말하기를 자신은 그 여인의 남편으로서 부인의 행실이 나쁘다는 것을 눈치채고 현장을 잡아 죽일 생각으로 출타한다고 말해놓고 다락에 숨어 있었는데 이토록 고매한 인격을 가진 분인 줄 모르고 해칠 뻔하였다는 것이 아닌가. 지난날 그 싸리 회초리의 매서운 교훈이 없었더라면 어쩌면 박 어사는 훌륭한 일을 많이 하지 못하고 그때 죽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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